오 리 나 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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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-05-07 16:14 조회1,429회 댓글0건관련링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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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 리 나 무
이 명 순
천지도 분별 못하고
그저 어머니 가시는 대로
손에 매달려
산길을 걷고 있는
어린 소녀에게
봄볕을 담뿍 받으며
방금 잠에서 깨어난 듯
여리디 여린 이파리로
동그랗게 웃으며 만나주었던
우리만의 그 나무.
좌우도 분별 못하고
까만 머루처럼 반짝이는
어린 소녀의 눈동자 속으로
쫑긋 선 아기 고양이의 솜털같이
연두 빛 새잎이
너무 고와서 어머니도 모르게
치통처럼 시린 가슴
처음 알려주며
살짝 다가온 그 나무.
이제 내 나이 오심이 넘어
어느 산골 길가에서
우연히 스쳐 만나
잊고 지낸 세월이
설움으로 복받쳐 오르는데
어찌 잊고 살았는가, 그 나무
오 리 나 무.
2013. 8. 2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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