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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들이 피어날 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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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-05-07 16:15 조회1,393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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꽃들이 피어날 때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이명순

꽃들이 피어날 때

어쩌면 그렇게도

곱게곱게 단장을 할까요,

흠도 없고 점도 없고

위풍당당하고 기품 있고

그래서

손으로 만지기 떨려서

살짝 향기만 맡나봐요

 

저 땅 밑에서는

속살보다 부드러운 황토가

발바닥을 간질이고

저 하늘 끝에서는

친절한 바람이

햇살에 빛나는 검은 머리를

조심스레 쓰다듬으시고

온 세상은

어머니처럼 인자한데

아마도

제가 그렇게 단장했던 때는

나의 신랑을 맞이했던 때였는데

평생에 딱 한번 이었지요,

그 때는 몰랐는데

돌이켜 생각해보면

저도

그 때는 분명 꽃이었을 거예요.

2014 6 10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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